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기업이 최근 발표한 채용 정책이 HR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AI로 대체 가능한 직무는 채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던 기업이 인턴 채용 규모를 75명에서 1,000명으로 대폭 확대한다고 발표한 것입니다. 언뜻 모순적으로 보이는 이 결정 뒤에는 AI 시대 인재 전략에 대한 깊은 통찰이 숨어 있습니다.
AI 채용 정책의 겉과 속, 진짜 의도는 무엇인가
올해 초 한 글로벌 이커머스 기업의 CEO가 전 직원에게 보낸 메모가 화제가 되었습니다.
신규 인력 채용을 요청하기 전에 해당 업무를 AI가 수행할 수 없다는 것을 먼저 입증하라는 내용이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비용 절감을 위한 조치가 아니라, 조직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었습니다.
실제로 이 기업은 지난 3년간 전체 인력의 3분의 1 이상이 퇴사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경험했습니다.
그러나 동시에 인턴 프로그램은 오히려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 주목할 만합니다.
이는 AI로 대체 가능한 단순 반복 업무를 담당하던 인력은 줄이되, AI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새로운 유형의 인재는 적극적으로 영입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중요한 것은 'AI로 못하는 일'의 정의가 계속 진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처음에는 창의성이나 감성적 판단이 필요한 일로 한정되었지만, 이제는 AI를 활용해 10배, 100배의 생산성을 발휘할 수 있는 능력 자체가 핵심 역량으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인턴 세대가 가진 특별한 경쟁력의 실체
이 기업의 엔지니어링 부문 임원은 흥미로운 비유를 들었습니다.
모바일 시대 초기에도 비슷한 현상이 있었다는 것입니다.
당시 모바일 네이티브 세대인 젊은 인턴들이 기존 직원들보다 훨씬 빠르게 모바일 환경에 적응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제시했다는 설명입니다.
현재의 인턴 세대는 'AI 센타우르'라는 별칭으로 불립니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반인반마처럼, 이들은 인간의 창의성과 AI의 처리 능력을 자연스럽게 결합합니다.
이들의 특징은 단순히 AI 도구를 잘 다루는 것을 넘어서, AI와의 협업을 당연한 업무 방식으로 받아들인다는 점입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것은 이들의 '건전한 게으름'입니다. 반복적이고 비효율적인 작업을 본능적으로 거부하고, 더 나은 방법을 찾으려는 성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나태함이 아니라, 생산성 향상을 위한 끊임없는 탐구 정신의 발현입니다.
초보자의 시선이 만드는 혁신의 가능성
인턴들이 조직에 가져다주는 가장 큰 가치는 '비기너 마인드셋'입니다.
이들은 기존의 관행이나 한계에 얽매이지 않습니다.
"원래 이렇게 하는 거야" 또는 "이건 불가능해"라는 고정관념이 없기 때문에, 기존 직원들이 당연하게 받아들이던 비효율을 발견하고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이 기업의 CEO가 강조하는 철학도 이와 맥을 같이 합니다.
그는 직원들에게 첫 번째로 작동하는 해결책에 만족하지 말고, 수많은 좋은 해결책 중에서 최고를 찾아내라고 독려합니다.
이러한 사고방식은 특히 경험이 적은 인턴들에게서 자연스럽게 나타납니다.
비기너 마인드셋은 단순히 새로운 아이디어를 제시하는 것을 넘어서, 조직 전체의 혁신 문화를 자극합니다.
인턴들의 끊임없는 질문과 도전은 기존 직원들도 자신의 업무 방식을 재검토하게 만드는 긍정적인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조직 전체로 퍼지는 AI 활용 문화의 확산
흥미로운 현상은 비기너 마인드셋이 인턴들에게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AI라는 새로운 기술 앞에서는 모든 직원이 초보자가 되었고, 이것이 오히려 조직 전체의 혁신을 가속화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실제 사례를 보면 이 기업이 도입한 AI 코딩 도구의 라이선스를 처음 1,500개 주문했다가 곧바로 같은 수량을 추가 주문해야 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가장 적극적인 사용자가 엔지니어가 아닌 고객 지원팀과 영업팀이었다는 점입니다.
기술 배경이 전혀 없던 영업 직원이 AI 도구를 활용해 웹사이트 성능 분석 도구를 직접 개발한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이전에는 기술팀에 요청해야 했던 작업을 스스로 해결할 수 있게 되면서, 업무 효율성이 극적으로 향상되었습니다.
이 도구는 잠재 고객의 웹사이트를 분석하고 자사 플랫폼과 비교하여 영업 포인트를 자동으로 제안하는 수준까지 발전했습니다.
또 다른 직원은 여러 업무 도구를 하나의 통합 대시보드로 만들어 AI가 우선순위를 정해주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이제 그는 "오늘 뭘 해야 하나?"라고 물으면 AI가 모든 데이터를 종합해 답을 제시합니다.
이메일을 일일이 확인하던 시간이 사라지고, 더 중요한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AI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인재상의 정의
이러한 변화는 AI 시대의 인재상을 근본적으로 재정의하고 있습니다.
전통적인 채용 시장에서 중시되던 경험, 전문성, 검증된 실적보다 다른 자질들이 더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첫째로 학습 능력이 기존 전문성보다 중요해졌습니다.
AI 기술이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상황에서, 과거의 지식과 스킬은 빠르게 구식이 됩니다.
반면 새로운 것을 빠르게 학습하고 적응하는 능력은 지속적인 가치를 창출합니다.
이는 단순히 새로운 도구를 익히는 것을 넘어서, 변화하는 환경에서 자신의 역할을 재정의할 수 있는 유연성을 의미합니다.
둘째로 호기심이 경험을 압도하게 되었습니다.
"왜 이렇게 해야 하지?"라는 근본적인 질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 "원래 이렇게 하는 거야"라고 답하는 사람보다 더 큰 가치를 만들어냅니다.
이는 단순한 의구심이 아니라, 더 나은 방법을 찾으려는 건설적인 비판 정신입니다.
셋째로 실험 정신이 완성도보다 중요해졌습니다.
이 기업은 의도적으로 프로토타입의 비율을 늘리고 있습니다.
완벽한 하나의 결과물보다 불완전하더라도 열 개의 시도가 더 큰 혁신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경험을 통해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HR 관점에서 본 AI 시대 인재 전략의 방향성
이 사례가 HR 담당자들에게 주는 시사점은 명확합니다.
AI 시대의 인재 전략은 단순히 AI를 도입하는 것이 아니라, AI와 함께 일할 수 있는 마인드셋을 가진 인재를 확보하고 육성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채용 단계에서는 지원자의 AI 활용 경험보다는 새로운 도구에 대한 개방성과 학습 의지를 평가해야 합니다.
특히 인턴이나 신입 채용에서는 기존 경험보다 잠재력과 성장 가능성에 더 큰 비중을 두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조직 문화 측면에서는 실패를 용인하고 실험을 장려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합니다.
AI 도구 도입 시에는 단순히 교육만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직원들이 자유롭게 실험하고 자신만의 활용법을 찾을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합니다.
성과 평가 체계도 재검토가 필요합니다.
단순한 업무 수행 능력보다는 프로세스 개선, 새로운 방법론 도입, 팀 전체의 생산성 향상에 기여한 부분을 더 높이 평가하는 방향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AI 시대의 경쟁력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그것을 활용하는 사람에게서 나옵니다.
이 글로벌 기업의 사례는 겉보기에는 모순적이지만, 실제로는 매우 일관된 인재 전략을 보여줍니다.
AI로 대체 가능한 일은 과감히 자동화하되, AI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인재는 대규모로 확보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핵심에는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비기너 마인드셋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불확실한 미래에 대응하는 가장 확실한 전략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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