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진 회의에서 CEO가 말합니다.
"우리 회사는 투명성과 윤리경영을 최우선 가치로 삼습니다." 하지만 며칠 후 법무팀에는 계약서상 문제가 있는 거래를 승인하라는 압력이 들어옵니다.
회계팀에는 재무제표를 "보기 좋게" 만들라는 요청이 옵니다.
인사팀에는 채용 기준을 무시하고 특정 인물을 뽑으라는 지시가 내려옵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조직 내부에서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직원들의 사기가 떨어지고 이직률이 높아지는 것은 누구나 예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최근 연구들은 더 놀라운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CEO의 말과 행동이 불일치하면 외부 감사인이 회사를 더 위험하다고 판단하여 감사 비용이 상승하고, 자본시장에서의 평가가 나빠져 자본 조달 비용까지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행동 진실성이란 무엇인가
조직 심리학에서 행동 진실성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영어로는 Behavioral Integrity라고 하는데, 이는 리더가 말하는 것과 실제로 행동하는 것이 얼마나 일치하는지를 의미합니다.
단순히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수준을 넘어서, 공개적으로 천명한 가치와 실제 의사결정이 얼마나 부합하는지, 약속한 것을 실제로 이행하는지, 말로는 중요하다고 하면서 행동으로는 무시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포착하는 개념입니다.
예를 들어 법무 담당자의 관점에서 보면 이렇습니다.
CEO가 주주총회에서 "우리는 모든 계약에서 법적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컴플라이언스를 철저히 준수합니다"라고 발표했다고 가정해봅시다.
하지만 실제로 중요한 계약 건이 올라오면 법무팀의 검토 의견을 무시하고 빠른 성사를 위해 리스크가 있는 조항을 그대로 통과시킵니다.
법무팀이 지적한 문제점들은 "너무 보수적이다" 또는 "비즈니스를 이해하지 못한다"는 이유로 묵살됩니다.
이것이 바로 행동 진실성이 낮은 사례입니다.
회계 담당자에게도 유사한 상황이 발생합니다.
CEO가 투자자들에게 "우리는 회계 투명성을 중시하며 보수적 회계 원칙을 따릅니다"라고 말했다면, 실제로 분기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칠 때도 그 원칙을 지켜야 합니다.
하지만 실적 압박이 있을 때마다 회계팀에 "법적으로 문제없는 범위 내에서" 숫자를 개선하라고 요구한다면, 이는 말과 행동의 불일치입니다.
인사 담당자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CEO가 전 직원 타운홀 미팅에서 "우리는 실력 중심의 공정한 인사를 한다"고 선언했다면, 실제 승진 결정이나 채용 과정에서도 그 원칙이 일관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특정 팀이나 특정 인물에 대한 편향이 반복적으로 개입된다면, 직원들은 CEO의 말을 신뢰하지 않게 됩니다.
감사인이 보는 위험 신호
흥미로운 것은 이러한 언행불일치가 조직 내부에서만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외부 감사인도 CEO의 행동 패턴을 주의 깊게 관찰하며, 이를 감사 위험 평가의 중요한 지표로 활용합니다.
회계감사는 단순히 장부의 숫자를 확인하는 작업이 아닙니다.
감사인은 재무제표가 회사의 재무 상태를 공정하게 표시하는지, 중요한 왜곡 표시가 없는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의 진실성은 핵심적인 평가 요소입니다.
경영진이 신뢰할 수 없다면 제공되는 모든 정보와 설명을 의심해야 하고, 더 많은 검증 절차를 수행해야 합니다.
감사인들은 여러 경로를 통해 CEO의 행동 진실성을 평가합니다.
먼저 주주서한이나 공시자료에서 CEO가 강조하는 가치와 원칙을 파악합니다.
그리고 실제 회사의 의사결정 기록, 내부 문서, 직원 인터뷰 등을 통해 그 가치가 실제로 실천되고 있는지 확인합니다.
말과 행동 사이의 간극이 클수록 감사인은 더 높은 위험을 인식합니다.
올해 발표된 여러 연구들은 감사인의 이러한 판단이 실제 감사 결과에 어떻게 반영되는지 보여줍니다.
조직의 진실성과 투명성을 강조하는 기업들 중 85퍼센트가 이사회 차원에서 기술 매트릭스를 공개하고 있으며, S&P 500 기업의 64퍼센트가 감사위원회의 사이버보안 감독 책임을 명시적으로 공개합니다.
이러한 투명성 노력은 감사인의 신뢰를 높이는 요소입니다.
반대로 경영진의 언행불일치가 명확한 경우 감사인은 여러 대응 조치를 취합니다.
감사 범위를 확대하고, 더 많은 샘플을 테스트하며, 경영진 진술에 대한 외부 확인 절차를 강화합니다.
이 모든 것이 감사 시간과 비용의 증가로 이어집니다.
실제로 올해 조사에 따르면 조직의 58퍼센트가 연간 4회 이상의 감사를 실시하며, 대기업의 35퍼센트는 평균 6회 이상의 감사를 수행합니다.
감사 빈도와 강도가 계속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진실성의 재무적 영향
CEO의 행동 진실성이 낮으면 감사 비용이 증가한다는 것은 직접적이고 측정 가능한 영향입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가 아닙니다. 자본시장 전체가 이를 인식하고 반응합니다.
투자자와 채권자는 기업의 재무제표만 보는 것이 아니라 경영진의 신뢰성도 평가합니다.
CEO의 과거 발언과 실제 행동을 비교하고, 공개적으로 약속한 것이 실제로 이행되었는지 추적합니다.
언행일치가 높은 CEO를 가진 기업은 더 신뢰할 수 있다고 판단되어 자본 조달 시 더 유리한 조건을 받습니다.
올해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ESG 평가에서 상위권에 있는 기업들은 평균 6.8퍼센트의 차입 금리로 자금을 조달하는 반면, 하위권 기업들은 7.9퍼센트를 지불합니다.
이는 단지 1.1퍼센트 포인트 차이로 보일 수 있지만,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는 상장기업에게는 수억 원에서 수십억 원의 차이를 만듭니다.
그리고 ESG 평가의 핵심 요소 중 하나가 바로 기업 지배구조와 윤리경영, 즉 경영진의 진실성입니다.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장기적 성과입니다.
Ethisphere가 매년 발표하는 세계에서 가장 윤리적인 기업 목록에 포함된 기업들은 5년간 비교 가능한 글로벌 지수를 7.8퍼센트 초과 달성했습니다.
이는 윤리성과 진실성을 기반으로 구축된 기업들이 경기 변동을 더 잘 견디고, 더 빠르게 혁신하며, 인재를 더 오래 유지한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반대로 진실성이 결여된 경우의 비용도 명확합니다.
올해 Association of Certified Fraud Examiners의 글로벌 연구에 따르면 사기 사건당 평균 손실액은 14만 5천 달러이며, 보고된 총 손실액은 31억 달러에 달합니다.
이는 빙산의 일각일 뿐이며, 발각되지 않은 사기나 경미한 부정행위까지 포함하면 그 규모는 훨씬 클 것입니다.
법무·회계·인사 담당자가 체감하는 현실
실무 담당자들은 CEO의 행동 진실성이 일상 업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가장 직접적으로 경험합니다.
법무팀은 계약서 검토 의견이 존중받는지, 법적 리스크 경고가 의사결정에 반영되는지를 통해 CEO의 진정성을 판단합니다.
만약 CEO가 공개적으로는 컴플라이언스를 강조하면서도 실제로는 법무팀의 의견을 무시한다면, 법무 담당자는 자신의 역할에 회의를 느끼게 됩니다.
어느 기업의 법무팀장은 이렇게 말했습니다.
"CEO가 주주총회에서 우리 회사가 계약 관련 소송이 한 건도 없다고 자랑하더군요. 하지만 그게 우리가 계약을 잘 관리해서가 아니라 문제가 있어도 소송까지 가기 전에 비싼 합의금을 주고 무마했기 때문이라는 것을 저는 압니다. CEO는 소송 건수만 보고 우리를 칭찬하지만, 정작 계약 검토 시 지적한 리스크 조항들은 번번이 무시당했습니다."
회계팀도 마찬가지입니다. 분기마다 실적 발표 전에는 온갖 압력이 들어옵니다.
"회계 기준에 맞게 하되, 최대한 좋게 보이도록" 하라는 요구를 받습니다.
이는 명백히 모순적인 지시입니다.
회계 기준은 하나뿐이며, "최대한 좋게" 보이도록 조정할 여지가 없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압력이 반복되면 회계 담당자는 결국 경계선에서 판단해야 하는 미묘한 사안들에서 경영진이 원하는 방향으로 기울게 됩니다.
올해 조사에 따르면 기업 임원의 72퍼센트가 지난 3년간 컴플라이언스 요구사항의 복잡성 증가가 회사의 수익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답했습니다.
이러한 압박 속에서 CEO가 "컴플라이언스와 성장 둘 다 달성하라"고 요구하면, 실무자들은 딜레마에 빠집니다.
진정으로 컴플라이언스를 중시한다면 때로는 성장 기회를 포기해야 하는데, CEO의 행동을 보면 실제로는 성장이 우선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입니다.
인사팀의 상황도 비슷합니다.
CEO가 "우리는 다양성과 포용을 중시한다"고 말하지만, 실제 임원 승진 과정을 보면 특정 배경을 가진 사람들만 선발되는 패턴이 명확합니다.
인사 담당자가 이를 지적하면 "자격을 갖춘 후보가 마침 그런 배경이었다"는 식의 변명이 돌아옵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 인사팀도 결국 CEO가 진정으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그에 맞춰 움직이게 됩니다.
신뢰의 붕괴가 가져오는 연쇄 효과
CEO의 언행불일치는 단순히 개별 부서의 업무 효율성만 떨어뜨리는 것이 아닙니다.
조직 전체의 신뢰 체계를 무너뜨립니다.
신뢰는 조직의 기본 운영 원리입니다.
사람들은 동료가 자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할 것이라고, 상사가 공정하게 평가할 것이라고, 회사가 약속을 지킬 것이라고 신뢰하기 때문에 협력합니다.
연구에 따르면 직원들이 리더를 신뢰할 때 여러 긍정적 효과가 나타납니다.
업무 참여도가 높아지고, 자발적으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며, 동료를 돕고, 조직의 이익을 위해 행동합니다.
반대로 신뢰가 무너지면 사람들은 최소한의 의무만 수행하고, 위험을 회피하며, 자신의 이익만을 우선시합니다.
CEO가 말과 행동이 다르다는 것을 직원들이 인식하면, 그 효과는 조직 전체로 확산됩니다.
중간 관리자들도 CEO를 모델로 삼아 자신의 팀에게 말과 다르게 행동하기 시작합니다.
"회사가 원하는 것은 결과이지 과정이 아니다"라는 암묵적 메시지가 퍼집니다.
윤리 강령이나 행동 규범은 형식적인 문서에 불과하고, 진짜 규칙은 따로 있다는 인식이 자리 잡습니다.
올해 KPMG의 CEO 전망 조사에 따르면 95퍼센트의 CEO가 자사에 AI 책임 있는 사용을 촉진하기 위한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이 있다고 답했고, 82퍼센트는 정기적인 감사와 모니터링을 실시한다고 답했습니다.
하지만 실제로 이러한 프로그램이 효과를 발휘하려면 경영진이 그 원칙을 스스로 따라야 합니다.
CEO가 AI 윤리 원칙을 공표하면서도 실제로는 그 원칙을 위반하는 AI 활용을 승인한다면, 아무리 좋은 교육 프로그램도 무용지물입니다.
진실성을 구축하는 방법
그렇다면 CEO는 어떻게 행동 진실성을 높일 수 있을까요?
그리고 법무, 회계, 인사 담당자는 이 과정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먼저 CEO 스스로 자신의 말과 행동을 정기적으로 점검해야 합니다.
자신이 공개적으로 강조한 가치나 원칙이 무엇인지 명확히 인식하고,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릴 때마다 그 원칙과 부합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이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단기 실적 압박, 경쟁 압력, 이해관계자들의 요구가 충돌할 때 원칙을 지키는 것은 용기가 필요합니다.
실무 담당자들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법무팀, 회계팀, 인사팀은 조직의 양심과 같은 기능을 합니다.
이들이 제기하는 우려나 경고를 CEO가 진지하게 받아들이고 실제 의사결정에 반영하는 것이 진실성의 핵심입니다.
CEO가 "법무팀 의견을 들어보자" 또는 "회계팀이 우려하는 부분이 무엇인가"라고 물을 때, 그것이 형식적인 절차가 아니라 진정한 질문이어야 합니다.
조직 차원에서는 의사결정 프로세스를 문서화하고 투명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왜 특정 결정을 내렸는지, 어떤 고려사항이 있었는지, 제기된 우려는 무엇이었고 그것을 어떻게 다루었는지 기록으로 남겨야 합니다.
이는 나중에 같은 상황이 발생했을 때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며, 외부 감사인에게도 경영진의 진실성을 입증하는 증거가 됩니다.
U4 Anti-Corruption Centre의 올해 분석에 따르면 견고한 진실성 프레임워크를 갖춘 기업들은 사고 발생 빈도가 낮고, 위험 노출이 적으며, 운영 비용도 낮습니다.
놀라운 감사, 데이터 분석, 핫라인과 같은 기본적인 진실성 도구들도 손실과 지속 기간을 50퍼센트 이상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실성은 비용이 아니라 비용 절감 수단입니다.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의 역할
CEO의 행동 진실성을 감독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이사회와 감사위원회의 책임입니다.
하지만 많은 이사회가 재무 수치와 전략적 방향에만 집중하고 CEO의 행동 패턴은 간과합니다.
올해 조사에 따르면 S&P 500 기업의 대다수가 이사회 기술 매트릭스를 공개하고 있지만, CEO의 윤리적 리더십이나 언행일치를 명시적으로 평가하는 기업은 소수에 불과합니다.
이사회는 정기적으로 내부 고발 채널을 통해 제기된 우려사항을 검토하고, 법무·회계·인사 부서장과의 비공개 면담을 통해 경영진의 의사결정 패턴을 파악해야 합니다.
또한 직원 설문조사에서 경영진의 진실성과 신뢰도를 직접 측정하고, 그 결과를 CEO 평가에 반영해야 합니다.
감사위원회는 외부 감사인과의 커뮤니케이션에서 경영진의 진실성에 대한 감사인의 평가를 청취해야 합니다.
감사인이 인식한 위험 요소 중 경영진의 언행불일치와 관련된 사항이 있다면, 이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조사해야 합니다.
올해 조사에 따르면 감사파트너들은 향후 12개월간 가장 큰 경제적 위험 요소로 경기 침체와 함께 규제와 지정학적 불안정을 꼽았습니다.
이러한 불확실한 환경에서 경영진의 진실성은 더욱 중요한 안정화 요소입니다.
CEO의 말과 행동이 일치하는가는 단순한 도덕적 질문이 아닙니다.
그것은 감사 비용, 자본 조달 비용, 운영 효율성, 인재 유지, 그리고 궁극적으로 기업 가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영 이슈입니다.
법무, 회계, 인사, 경영지원 담당자들은 조직의 최전선에서 이 문제를 목격하고 경험합니다.
이들의 전문적 의견이 존중받는지, 제기한 우려가 의사결정에 반영되는지, 공표된 원칙이 실제로 실천되는지를 가장 먼저 알게 됩니다.
그리고 이들이 느끼는 괴리는 결국 조직 전체로 확산되어 성과와 평판에 영향을 미칩니다.
올해 World Economic Forum의 분석이 지적하듯이 진실성은 관료주의가 아니라 위험 관리입니다.
진실성 있는 조직은 위기를 더 잘 견디고, 더 빠르게 혁신하며, 인재를 더 오래 보유합니다.
반대로 진실성이 결여된 조직은 규제 리스크, 평판 리스크, 운영 리스크에 더 많이 노출되고, 결국 더 높은 비용을 지불합니다.
여러분 조직의 리더는 말과 행동의 일관성을 중요하게 여기나요?
공개적으로 강조하는 가치와 실제 의사결정이 부합하나요?
실무 담당자의 전문적 의견이 존중받나요?
이러한 질문들에 대한 답이 여러분 회사의 미래 비용과 가치를 결정할 것입니다.
진실성은 비용이 아니라 투자이며, 그 수익률은 장기적으로 명확하게 나타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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